재테크의 왕을 꿈꾸는 슈퍼짠돌이입니다. 오늘은 저의 이야기를 써보려고 합니다. 저는 작년봄에 LH 행복주택에 입주하여 1년 반정도를 실제 거주하고 있습니다. LH 행복주택 실거주 장단점을 낱낱이 정리해 보겠습니다. 내 집마련이 너무나도 힘들어진 요즘, 행복주택이라는 공공의 좋은 정책을 고민하고 계신 분들은 참고해주셨으면 합니다. 자, 시작합니다.
LH 행복주택 실거주 장점
LH행복주택에 살면 말그대로 행복할 정도로 장점이 많습니다. 다섯 가지만 가져와봤습니다.
1) 저렴한 가격에 일정기간 안정적인 거주
행복주택에 살면서 느끼는 가장 큰 장점은 저렴한 가격에 일정기간 안정적으로 거주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행복주택은 주변의 시세보다 60~70% 수준의 가격으로 거주할 수 있습니다. 행복주택도 임대이지만 최대보증금으로 높여도 주변보다 훨씬 저렴하고 월세도 굉장히 저렴한 편입니다. 아이가 없으면 행복주택엔 6년을 거주할 수 있고, 아이가 생기면 10년까지도 거주가 가능합니다. 저희 단지에는 청년유형으로 행복주택에 거주하다가 신혼부부전형으로 결혼하고 행복주택에 다시 거주하는 경우도 보았습니다. 이 경우에 최대 16년을 저렴하게 행복주택에서 거주할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행복주택의 모든 단점들은 '그래도 저렴하게 살잖아' 한 마디로 상쇄될 수 있습니다. 그만큼 축복받은 강력한 장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2) 돈을 모으기 좋은 환경
행복주택 실거주의 두 번째 장점은 돈을 모으기 좋은 환경이 조성된다는 것입니다. 일단 입주하면 2년에 한 번씩 계약을 갱신하게 되는데 이때 소득에 따라 임대료가 가산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가산되어도 그 최대치가 20%에 불과해서 20만 원의 월세라면 24만 원으로 오르는 정도입니다. 사실상 거주할 수 있는 기간까지 집중해서 돈을 모을 수 있습니다. 행복주택에 입주하는 모든 사람들은 아마 돈을 악착같이 모아서 행복주택 나가기 전에 내 집을 장만하겠다는 목표가 확실하신 분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돈 모으는 속도는 확실히 일반적인 가정보다는 빠르다고 할 수 있습니다.
3) 쾌적한 새 집 컨디션
저렴한 가격에, 돈도 모으면서, 쾌적한 새 집에 살 수 있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보통 새 집에서 거주하려면 시세가 비싸게 마련입니다. 하지만 행복주택은 추가모집이 아닌 저의 경우같이 첫 입주인 경우 새로 지어진 집에서 살 수 있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아무도 밟지 않은 새 집에 산다는 느낌은 아무리 임대주택이어도 특별합니다. 앞으로 제가 살면서 새 집에서 또 살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4) 일반집보다 퇴거하기가 용이
퇴거하기가 용이하다는 점도 행복주택에 살아보니 느끼는 장점입니다. 행복주택은 원하는 퇴거일 1개월 전에만 LH에 통보하면 퇴거할 수 있습니다. 보통은 퇴거할 때 사람을 구해야하는 신경 쓰이는 부분이 있지만 행복주택은 그런 것을 고민할 필요가 없습니다. 퇴거해서 공실발생 시에는 LH가 청약센터에 추가모집공고를 주기적으로 내기 때문에 우리가 다음 입주자를 걱정할 필요 없습니다.
5) LH가 가져다주는 안전함
마지막으로 LH가 가져다주는 안전함이 있습니다. LH는 공공기업이기 때문에 대출을 받을 때도 서류가 까다롭지 않고, 보증금을 떼일 염려도 전혀 없습니다. 요새 전세사기 뉴스들이 많이 나오는데 행복주택에 거주하면 그런 걱정을 할 필요가 없습니다.
LH 행복주택 실거주 단점
LH행복주택에 살면 단점도 존재합니다. 살기 전에 많은 사람들이 예상했던 단점들과는 조금 달랐습니다.
1) 어딘가 허술하게 지어진 행복주택
행복주택에 거주하는 모두가 동의하는 단점일 것입니다. 행복주택은 시공비가 일반주택에 비해 실제로도 많이 저렴합니다. 에어컨 공사하는 분이 드릴로 벽을 뚫다가도 놀랄 정도고, 벽도 얇은 편이라 층간소음으로 입주 초기에 경찰차도 많이 왔다가는 것을 보았습니다. 또한 일반 아파트단지보다 단지 내 환경도 어딘가 조금 허접합니다. 아주 심플하고 꼭 있어야 할 것들만 만들어놓은 느낌입니다. 주차장도 경차존을 수십 개나 만들어놓고, 저희 단지는 주차장 동선도 엉망입니다. 저희 동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모두가 지하주차장으로 걸어 들어가야 입구를 만날 수 있다는 어이없는 현실도 마주합니다. 쓰레기 분리수거장은 동마다 하나씩 만들어놓았지만 운영인력이 적어 실제로 쓰이지 않는 수거장이 반이나 될 정도입니다. 주출입구의 차량차단기와 외부인 출입시스템도 굉장히 아날로그틱해서 경비아저씨들이 나와서 수기로 적곤 합니다. 일반 아파트단지라면 정말 많이 불만스러웠겠지만 '그래도 저렴하잖아'라는 말로 대신합니다.
2) 아파트상가의 빈약함
우리 아파트단지의 아파트상가는 엉뚱하게 주출입구쪽이 아닌 주출입구 쪽의 반대방향, 그러니까 아파트의 뒤쪽에 위치합니다. 그래서 1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아파트상가에는 카페 하나 외에는 텅 빈 상태로 유지되고 있습니다. 일반 아파트단지의 아파트상가는 정말 다양한 점포들이 많고 이용률도 높지만 행복주택의 아파트상가는 매우 협소하고 빈약합니다. 다른 행복주택 상가들도 마찬가지인 경우가 많았습니다.
3) 도어락의 부재
처음 행복주택에 입주했을 때 열쇠키를 주는 모습에 적잖이 당황했던 기억이 납니다. 요즘 시대에 열쇠키를 기본으로 준다니 상상도 못 했습니다. 사실상 무조건 10만 원 이상 자기 돈을 지불해서 디지털 도어록을 설치하라는 뜻이나 마찬가지였습니다. 이건 정말 행복주택의 아쉬움 중 하나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4) 아이가 있다면 비좁을 수 있는 규모
행복주택은 아마 55형 정도가 가장 큰 규모일 것입니다. 일반 아파트로 보면 20평정도 겨우 되는 공간인데 아이가 한 명 혹은 두 명이 있다면 비좁다고 느껴질 수 있을 만한 크기입니다. 행복주택은 최대 2인 정도까지 살기엔 넉넉하게 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이가 태어난다면 행복주택에 살기가 좀 버겁다고 느껴지기도 할 것 같습니다.
5) 초역세권이라고 보기 힘든 위치
행복주택은 지하철역 주변에 위치하는 건 맞는 것 같은데 역에서 5분이내 도보로 이동할 정도는 아닙니다. 다른 단지도 비슷한 상황 같아서 여기에 단점으로 기록합니다. 행복주택은 초역세권이라고는 할 수 없고 역에서 도보 10분 이내로 보는 것이 맞을 것 같습니다. 가끔 역에서 버스를 타고 가야 할 정도의 행복주택도 보입니다. 저는 자전거를 활용하기 때문에 역까지 자전거로 5분 이내로 갈 수 있어서 역세권이라고 생각하고 살고 있지만 뭔가 역 주변으로 갈수록 일반 아파트들이 많아지는 게 좀 아쉽게 느껴지긴 합니다.
오늘은 행복주택 실거주의 장단점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직접 행복주택에 거주하면서 느낀 장단점으로 실제로 행복주택을 고려하신다면 참고가 되실만한 부분입니다. 행복주택에 대한 이야기는 앞으로도 다양하게 다뤄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